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불교에서 말하는 ‘재(齋)’란 무엇인가?:아시아방송
로고

불교에서 말하는 ‘재(齋)’란 무엇인가?

신현천 | 기사입력 2023/04/17 [11:32]

불교에서 말하는 ‘재(齋)’란 무엇인가?

신현천 | 입력 : 2023/04/17 [11:32]

 아침 산책   - 상 산  세불가연합 총재 -

 

‘재(齋)’는 범어 ‘uposadha’의 번역어로 재계(齋戒)와 재회(齋會)의 뜻을 담고 있다. 재계는 몸과 마음을 청정히 가지고 나태해진 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8가지 계 즉 팔재계(八齋戒)나 8번째인 "정오를 지나면 먹지 않는다"는 계를 지목해 재계라고도 한다.

‘시식(施食)’은 ‘불사법요(佛事法要)’에 음식을 공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시식을 동반하는 법회를 재회라고 한다.

‘능엄경’에 의하면, 제사를 의미하는 제(祭)가 죽은 자인 신(神)에게 음식을 올리는 것으로 귀신을 모시는 것인데 반해 재(齋)는 재공(齋供) 즉 반승(飯僧)의 뜻으로 마음을 닦는 절차를 의미한다.

즉 재는 몸·입·마음으로 짓는 삼업(三業)을 청정히 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죽은 영혼이나 산 사람에게 그 공덕을 널리 회향해 베풀어 줌으로써 사방세계에 두루하는 모든 제불보살과 천룡팔부 및 선신들의 가피를 입도록 하는 의식을 말한다.

때로는 절에서 하는 일체의 불사를 통틀어 재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재는 재계와 재회의 두 측면을 포괄하는 말로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 성대한 불공(佛供), 죽은 이의 천도를 위한 법회를 통틀어 재라 하며 그 가운데 재계를 지킬 것을 요청하고 있다. 재의 종류로는 사십구재·백일재·천도재·태아령재·영산재·수륙재·예수재 등이 있다.

그중 천도를 위한 재로는 49재가 일반적이지만 백일째 되는 날 백재를 지내거나 1주기, 3주기에 천도재를 지내기도 한다. 그 외에도 영산재·수륙재 등이 있다. 천도재는 주로 49재 외에 별도로 영가를 위한 재를 올리는 것이다. 49재를 미처 올려주지 못했거나 49재를 지내고 난 뒤라도 무엇인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경우, 다른 사정이 있을 때 영가를 천도해야 할 필요를 느낄 때 올리는 재이다.

‘지장경’ 등의 경전에 의하면, 죽은 뒤에 극락세계로 바로 왕생하는 아주 선한 사람이나 바로 지옥으로 떨어지는 극악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중간적 존재인 중음신(中陰身)으로 49일 동안 떠돌게 된다고 한다.
 
영가(靈駕)가 돌아가신 날로부터 7일마다 한번씩 7번 재를 올리는데 그 일곱 번째 재를 막재, 칠칠재 또는 사십구재(四十九齋)라고 한다. 보통 칠일마다 올리는 재는 간소히 하고 마지막 사십구일이 되는 날 올리는 재는 비교적 성대히 한다.

이렇게 칠일 만에 한 번씩 재를 올리는 것은 7일을 일주기로 하여 7주기 동안 유명계(幽冥界)의 시왕(十王)이 죽은 이를 심판한다는 시왕신앙에서 유래되었다.

49일이 지나면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다음 생을 받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에 유가족이 영가를 위해 공덕을 지으면 영가가 하늘세계나 인간세계 등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영가가 좋은 곳으로 잘 건너가도록 인도해 주는 것을 영가천도(靈駕薦度)라고 한다. 49재는 법화경·지장경·아미타경·약사여래경 등의 사상에 근거한 우리나라 불교의 고유 의식이다.

영가를 위한 재를 올릴 때 사용하는 의식작법으로는 관음시식·화엄시식과 종사열반작법·상용영반 등이 있는데 일반 불자들의 49재는 관음시식(觀音施食)으로, 스님들의 경우는 종사영반(宗師靈飯)으로 거행한다. 청정하게 수행해 깨달으신 스님의 경우는 이미 극락왕생하여 굳이 천도할 필요가 없겠지만 존경과 공양의 뜻에서 독경과 염불을 하며 중생교화를 위해 다시 사바세계에 오시라고 청하는 것이 종사영반이다.

재를 올리는 절차는 영가를 목욕재계시키는 관욕,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리고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호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불공의식인 상단불공, 큰스님을 초청해 영가법문을 듣고 재를 올리는 순서로 진행된다. 관욕(灌浴) 및 대령(對靈)은 영가가 다생억겁에 지은 죄업을 씻어주는 의식으로 단을 따로 만들어 병풍으로 가리고 세수 대야에 물을 떠놓고 수건과 옷 등을 준비하여 영가가 목욕재계하고, 새 옷을 갈아입게 한다. 제단 위에 위패를 만들어 모신 후 영가를 향해 일체의 법문을 설한다. 이 물은 죄업을 씻어주는 감로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음은 지장청(地藏請)인데, 이는 지장보살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죽은 혼령이 지옥고통을 당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 드리는 것을 말한다. 관음시식은 관음보살님의 법력으로 영가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것이다.
 
결국 영가 자신이 업장(業障)을 소멸함으로써 죄업의 과보를 면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유가족이 영가를 위해 재를 지내거나 선업을 지으면 이것이 죽은 이의 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유가족도 재를 통해 자신의 죄업을 참회하고 재계를 지키게 됨으로써 업장을 소멸하고 공덕을 짓게 된다.

‘지장경’에도 죽은 이를 위해 재를 지내면 그 공덕의 7분의 1은 영가에게, 7분의 6은 재를 지내는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따라서 유가족은 천도재를 지내는 동안 팔재계를 지키고 삼업을 청정히 하고 영가가 극락왕생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경건하게 지내야 한다. 

이처럼 영가를 위해 재를 지내는 것은 불법을 듣게 해서 영가에게 마음 닦을 기회를 주고 유가족이 불보살과 승려 및 대중에게 음식 등을 회향함으로써 영가를 위한 공덕을 쌓아주는 것이다.
 
바다에 던지면 가라앉을 바위도 배에 실으면 가라앉지 않는 것과 같이 유가족이 영가를 위해 공덕을 짓고 죄업중생이 재(齋)를 통해 참회하고 간절히 기원하면 죄업으로 고통받는 중생을 모두 구제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신 불보살님의 원력(願力)과 감응하게 되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게 된다.